유가폭락에 SK이노베이션 등등

유가폭락에 SK이노베이션 등 정유주 매력 ‘뚝’...내년 1Q 주목

국제유가가 연일 폭락하면서 SK이노베이션, S-Oil 등 정유주의 투자 매력도도 낮아지고 있습니다. 4분기 재고평가손실이 커지면서 연말 배당여력도 크지 않다는 분석입니다. 

다만 유가가 40달러대까지 떨어지지 않을 경우 내년 1분기부터는 수익성이 회복돼 주가도 안정적인 흐름을 보일 것으로 관측됩니다.

외인-기관, 국제유가 불안에 정유주 ‘팔자’ 

최근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는 SK이노베이션, S-Oil 등 정유주를 대규모로 매도하고 있습니다. 이달 들어 외국인은 SK이노베이션을 447억원 넘게 팔아치웠고 기관 역시 703억원어치를 순매도했습니다. 

기관은 지주사인 GS도 150억원어치 매도했지만, SK이노베이션이나 S-Oil에 비해 매도 규모는 크지 않았습니다. 이에 따라 S-Oil 주가는 지난달 2일 장중 13만9000원에서 이달 27일 10만6500원대로 23% 하락했습니다. 

이 기간 SK이노베이션과 GS도 각각 13%, 9% 떨어졌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가 지난달 3일 배럴당 76.41달러에서 이달 27일 현재 51.63달러까지 급락한 영향이 컸습니다. 

게다가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 역시 작년 11월 7.2달러에서 10월 5.2달러, 이달 23일 4.7달러로 약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같은 환경에서 S-Oil의 주가가 SK이노베이션보다 더 가파르게 하락한 것은 4분기 실적 부진으로 배당 매력도도 크지 않기 때문입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4분기 S-Oil 당기순이익은 328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 감소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S-Oil의 경우 배당성향이 2016년 59.89%, 지난해 55%로 줄곧 50%대를 유지해왔습니다. 

배당성향이란 순이익에서 배당금 총액이 차지하는 비율을 뜻하는 것으로, 배당성향이 50%대라는 것은 전체 순이익의 절반 정도를 배당금으로 지급했다는 의미입니다. 

그러나 4분기 재고평가손실로 순이익이 감소하면 S-Oil의 전체 배당성향도 낮아질 수 밖에 없다. 반면 SK이노베이션은 회사 차원에서 배당금을 꾸준히 늘리고 있어 S-Oil에 비해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입니다.  

전문가들은 정유주에 대해 4분기보다는 내년 1분기를 주목하라고 조언했습니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40달러선까지 떨어지지 않는 한 4분기 재고평가손실을 털고 1분기부터는 주가나 실적 모두 견조한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큽니다. 

내년에도 정제설비 증설 물량이 크지 않아 재고평가이익이 급격하게 늘어나기는 어렵지만 국제유가가 50~70달러 수준의 박스권만 유지해도 정유주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유가가 하락하면 유틸리티 발전에 투입되는 원재료 가격이 낮아지고, 제품 가격이 저렴해지면서 수요 촉진 효과도 볼 수 있습니다. 

현대차증권 강동진 연구원은 "국제유가가 하락하는 게 꼭 정유주에 나쁜 것만은 아니다"며 "국제유가 하락분을 4분기에 털고 나면 내년부터는 2020년 국제해사기구(IMO) 황함유량 규제 수혜로 SK이노베이션, S-Oil 주가나 어닝 역시 강한 모멘텀을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SK이노베이션은 전기차 배터리 부문에 대한 투자를 늘리면서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더욱 눈여겨볼 필요가 있습니다. 

SK이노베이션은 26일 미국 조지아주에 1조4000억원을 투자해 9.8GWh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건설한다고 발표했다. 

조지아주는 폭스바겐, BMW, 다임러 등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위치한 미국 남동부와도 연계성이 높아 2022년 양산시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습니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의 올해 배터리 누적 수주 잔고는 300GWh(금액 기준 40조원)로 작년 대비 362% 증가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키움증권 이동욱 연구원은 "내년, 내후년 누적 수주 잔고는 400GWh로 추가적으로 늘어 업계 1위인 LG화학을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